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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이 복음이다

 

저자 이채영 joy@bovie.org

 

 

처음 예수님을 믿기 시작할 즈음에 기독교 신앙을 믿으려면 제대로 믿던지 안 그럴 것이면 관두자고 마음에 굳게 다짐한 적이 있었습니다. 감사하게도 의대를 진학하고 우여곡절 끝에 가입하게 된 기독학생회 모임은 제 일생을 바꿔놓을 만한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게 해주었습니다. 무엇을 배운 것보다 좋은 그리스도인을 옆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습니다.

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신앙인의 모습인가를 늘 고민하면서, 내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것은 선교사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. 2005년 선교사로 허입받기까지 선교사로 세워지기 위한 모든 절차를 밟아 갔습니다. 가정, 학교, 직장, 군대, 교회 등지에서 나는 선교사이며 곧 복음의 불모지에 나가서 사역을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삶을 단련하고 훈련을 받았습니다.

2008년 방글라데시에 선교사로 나가기 전, 마지막 선교 훈련을 받은 곳이 미국 존브라운 대학(John Brown University)의 부설 기관인 통합선교연구소(IBCD; Institute for Biblical Community Development)였습니다. 일 년간 그 곳에서 지내면서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‘통합’이었습니다. 진정한 통합이 무엇이며 그것이 삶에는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몇 달간 지속하였습니다. 김영걸 소장님이 쓰신 논문들을 읽고 수업을 들었고 그곳의 공동체에 속해 생활하면서 조금씩 그 개념을 체득하게 되었고 7개월이 지나가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하나로 꿰어지기 시작했습니다.

타문화 선교에 대해 나름대로는 훈련을 제대로 받았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, 이런 깨달음이 있었던 후로는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사역 계획서를 찢어 버리고 새로운 개념으로 그 틀을 다시 짜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. 수십 년간 신앙과 삶 사이에 괴리를 만들어 놓는 이분법적 사고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실이 보이면서 마음 깊이 크게 뉘우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.

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필드로 나가기 한 달 전에 돌이 갓 지난 셋째 아이가 선천성 백내장이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부랴부랴 수술을 받았습니다. 저와 한 팀을 이뤄 사역할 현지의 지도자가 우리 아이를 돌봐줄 만한 소아 안과 전문의사가 그곳에 없어서 수술받은 아이의 눈이 다 나을 때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왔습니다. 하나님께서 17년이나 선교사로 훈련하시고 준비하게 하시더니 선교 현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신 것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.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으며 한 달 남짓 새벽 기도회에 나가서 기도하는 동안 선교사로서 우리 가정을 위해 베풀어 두신 특별한 사명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.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 ‘통합적 삶’에 대해 나누는 것이었습니다.

경기, 대구의료선교훈련원, 호스피스 강좌, 샘의료선교회 정기 모임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적 삶에 대해 강의하거나 말씀을 나누었고, 많은 분들이 이 내용을 책으로 엮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. 2011년 2월부터 쓰기 시작해서 원고를 탈고 하는 데까지 만 4년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. 긴 세월 틈틈이 쓰고 다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의 삶이 더 온전한 모습으로 통합되어 주님께 드려지길 기도하였습니다.

여기에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내주하시는 성령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지금 현실 속에서 살아내기를 바라시는 삶의 모습을 적고 싶습니다.